한국타이어가(家)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의 주주 제안에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이달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최대 주주인 막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사장과 ‘장녀·장남’의 측의 표 대결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조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현재 건강한 지배 구조나 투명한 기업 경영에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며 외부 전문가의 올바른 감시와 견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와 회사는 적대적 대립 관계가 아니며 주주 제안과 같은 건설적인 소통이 있을 때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주주 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고자 주주 제안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장은 지난달 조 부회장의 제안으로 주력 계열사 한국타이어의 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함께 추천했다. 앞서 조 부회장은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제안하며 “이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이사회는 조 부회장과 조 이사장의 제안에 응하지 않고 각각 별도의 후보를 내세웠다. 이로써 오는 30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표 대결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조 사장이 지분 42.9%를 가진 최대 주주(조 부회장 19.32%, 조 이사장 0.83%, 차녀 조희원 씨 10.82%)지만 지난해 상법 개정안 통과로 ‘3%’ 룰이 적용돼 각각 주주들은 의결권을 3%로 제한받는다. 이에 따라 조 부회장이 내세운 후보가 선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 이사장이 조 부회장과 손잡고 주주 제안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며 한국타이어가의 경영권 분쟁은 가열되는 분위기다. 조 부회장이 대표직 사임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이 교수의 이사 선임을 사임 조건으로 내건 데다 대표이사 외 그룹 부회장직과 등기이사 등에서는 거취 표명이 없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