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당국이 경기도 동두천시 지역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제검사에서 최소 8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자체는 지역 내 등록 외국인 약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근무하는 환경이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만큼 지역 내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일 질병관리청은 브리핑에서 “동두천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선제적 익명검사에서 약 80명 가량의 양성 환자가 발생했다”며 “현재 이에 대해 중앙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조사와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동두천시는 지역 내 등록 외국인 3,966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진행 중이다.
당국 등에 따르면 외국인 확진자는 대부분 무증상이다. 또한 거주지는 동두천이지만 직장 등 주생활권이 양주, 남양주 등으로 다양해 역학 조사가 쉽지 않다. 방역당국은 현재 영어회화가 가능한 직원 등을 동원해 기초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며 중앙 및 경기도 차원의 역학조사관 15명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근로자 사업장의 집단감염은 지난 달부터 급격하게 증가 추세다. 이번 동두천시 집단감염은 지난 달 양주시 남면 기숙사, 남양주 진관산단 등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는 사업장 중에는 집단 기숙사 생활이 이뤄지는 곳이 많으며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등 방역 환경이 어려워 확진자 발생 시 확산 가능성이 높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현재 외국인 근로자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업장의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선제 검사가 익명으로 이뤄져 익명을 다시 실명으로 바꾸고 구체적인 진술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그 결과가 나오는대로 소상히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두천시는 교육청과 협의해 오는 3일까지 이틀간 지역 내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했으며, 검사를 받지 않은 외국인 거주자, 지역 내 산업단지 외국인 근로자 등이 신속히 검사를 받도록 외국인 커뮤니티, 선교회 목사, 보산동 상가연합회 등을 통해 영문 안전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