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징용배상 소송 대비 나섰나...미쓰비시重, '아베 최측근' 고문 영입

이마이 다카야, 미쓰비시중공업 고문에 내정

아베 신조(오른쪽) 전 일본 총리와 이마이 다카야 ./교도연합뉴스아베 신조(오른쪽) 전 일본 총리와 이마이 다카야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이마이 다카야씨가 미쓰비시중공업 고문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은 아베 전 총리의 정무비서관 겸 보좌관을 지낸 이마이 씨를 고문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일제 징용 피해자들이 한국에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피고 기업이다.

한국대법원은 2018년 11월 일본 강점기의 강제노역 피해자와 유족 등 5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1인당 1억∼1억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미쓰비시중공업은 한국대법원에서 같은 취지의 배상 명령을 받은 일본제철과 마찬가지로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개인배상 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해온 아베 전 내각과 아베 내각을 계승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의 입장을 받아들여 판결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고 측은 한국대법원 판결로 얻은 손해배상 채권을 행사하기 위해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을 현금화하는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이 아베의 '오른팔'로 불리던 이마이 씨를 고문으로 맞아들이는 것이 이 회사의 향후 징용 배상 판결 대응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낭노다. 산업정책을 관장하는 경제산업성 출신인 이마이 씨는 1차 아베 정권(2006.9~2007.9) 때 아베의 비서관으로 기용됐고, 2차 아베 정권(2012.12~2020.9)에선 정무비서관 겸 보좌관을 맡아 정책기획 등을 총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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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아베가 사임한 뒤 들어선 스가 내각에선 총리와 내각을 보좌·지원하는 정부기관인 내각관방의 '참여'(고문역)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한국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가 재작년 7월 보복 카드로 내놓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정책을 지휘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닛케이는 미쓰비시중공업이 고문으로 내정한 이마이 씨의 취임 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개별 인사에 대해선 코멘트할 수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과거에도 경산성 출신 인사 등 전 관료를 고문으로 영입해 왔다고 닛케이는 덧붙였다.

미쓰비시는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후원해와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램지어 교수는 대표적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가 하버드대에 조성한 기금으로 임용됐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한인들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한 불매운동(보이콧)에 나섰다. 미 북부 캘리포니아주의 한인단체들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르그'에 미쓰비시의 제품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전개하자는 청원을 올렸다.

'위안부 유네스코'란 이름으로 제기된 이 청원은 '미쓰비시를 보이콧하자'란 제목 아래 "이 청원은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마크 램지어의 거짓되고 해로운 주장에 관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인단체들은 이 청원에서 램지어 교수의 직함이 '미쓰비시 일본 법률 연구 교수'란 점을 지적했다.

한인단체들은 램지어 교수가 최근 논문에서 위안부를 자발적이며 보수를 잘 받은 매춘부로 묘사한 것은 그동안 축적된 많은 학문적 성과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일본의 군대가 여성과 소녀 등을 조직적이고 비인간적인 성노예 제도 속으로 몰아넣었다는 사실을 부인한다는 것이다.

한인단체들은 "미쓰비시를 계속 후원하는 것은, 미쓰비시 회사가 부여한 교수직을 차지하고 있는 램지어 교수의 터무니없고 모욕적인 주장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에 따라 "자동차와 TV, 전자 부품, 에어컨과 냉난방 공기조화 시스템 등을 포함한 모든 미쓰비시 제품의 구매를 거부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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