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시대전환 등 범여권이 추진하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가 시작부터 삐거덕대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열린민주당·시대전환과 함께 3자 단일화를 구상한 가운데 김진애 열린민주당 예비 후보가 2일 전격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단일화에 경고등이 켜졌다. 김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에 실패하고 김 후보가 독자적으로 출마를 감행하면 범여권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승리하는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범민주여권의 단일화는 정치 게임만 하는 범보수야권의 단일화와 달라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함께 승리하려면 충실한 단일화 방식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서울시민들이 흥미진진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는 열린민주당이 당 대 당 통합이 물 건너가자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확정 다음 날 의원직 사퇴로 김 후보가 기선 제압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의원직까지 사퇴한 김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직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1차적으로 조정훈 시대전환 예비 후보와 4일 토론회를 거쳐 오는 6~7일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2개 조사 기관 평균값을 통해 단일 후보를 8일 확정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조 후보와 어렵게 단일화의 물꼬를 튼 상황에서 조 후보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조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한 후에 오히려 부정적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조 후보가 서울시장 출마 이후 완주 의사를 이어오다가 결국 말을 바꿔 신생 정당인 시대전환만을 알리고 자신의 ‘정치적 몸값’만 올린 일종의 ‘먹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출마 선언 이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금태섭 무소속 후보 등과도 만나며 대중 인지도를 끌어올린 뒤 결국 민주당과 단일화에 합의한 것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유불리만 따지는 모습이 결국 ‘이남자(20대 남성)’의 반감을 일으키지 않을까 사실상 걱정된다”며 “야권발 단일화에 맞바람을 키우려다가 오히려 실점을 키우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후보의 의원직 사퇴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비례대표직을 승계할 예정이다. 김 전 대변인의 ‘투기 의혹’이 재부각될 경우 단일화 국면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