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중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최근 부진했던 중국 증시의 재평가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신재생에너지·기술자립·경기민감 업종 등이 정부 정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긴축 우려와 미국의 제재 등으로 약세를 보였던 중국 증시는 양회 개막을 하루 앞둔 이날 1% 넘게 올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중국 증시는 궈수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글로벌 금융자산에 대한 거품을 경고하며 1.21%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를 하루 만에 회복한 것이다.
중국 증시에서 양회는 통상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해왔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이후 양회 개막 전후 20거래일 동안 상해종합지수는 평균 5.2%나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올해 대규모 부양책 통과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근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로 위축됐던 시장 분위기가 재정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민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게다가 이번에는 긴축 우려로 증시 부진이 지속되며 가격 부담도 일정 부분 완화됐다”며 “강화되는 정책 모멘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수혜업종으로는 주로 경기민감주·호텔·레저·금융 등 경제 정상화와 관련된 업종이 꼽혔다. 적극적인 부양책과 함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리플레이션 환경이 동반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양회에서는 ‘쌍순환’ 전략의 핵심인 내수 활성화를 위해 양극화 해소, 부채비율 하향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AI(인공지능)·항공기술·IT(정보기술) 하드웨어 등 첨단산업의 수혜도 예상된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간의 미·중 무역분쟁으로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와 첨단제조업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립하는 것이 중국의 가장 중요한 장기 전략 목표로 떠올랐다”며 “때문에 이번 14차 5개년 규획은 정책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AI·뇌과학·항공기술 등 핵심 산업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어 이번 양회에서 해당 산업들에 대한 강조가 있을지, 또 연구개발(R&D) 투자 목표치에 변화가 있을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9월 시진핑 주석은 유엔(UN) 연설에서 2030년까지 탄소배출 정점을 찍은 이후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박 연구원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에 발맞춰 이번 양회에서는 중국 정부가 녹색 금융 지원을 위한 추가 대책이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