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여당의 매표용 선물로 전락한 ‘예타 조사 면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7 구청장 재선거가 치러지는 울산 남구를 2일 찾아 “울산 공공 의료원이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로 최단 시일 내 유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울산시당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대전의료원·서부산의료원은 예타 면제가 결정됐고 남은 것은 울산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여당 대표가 총 28조 원이 들어가는 가덕도신공항으로도 모자라 울산 공공 의료원 설립을 위한 예타 조사 면제까지 약속한 것을 보면 예타 면제가 매표용 선물로 전락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민주당은 예타 면제 입법까지 추진하고 있다. 최종윤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사업 시행자가 80% 이상 재원을 부담하는 광역 교통 시설과 광역 버스 운송 사업을 예타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



예타는 정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의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평가하는 제도다. 무분별한 재정 지출을 막기 위한 제도가 이 정부 들어 눈덩이처럼 불어난 면제 규모로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예타 면제 사업 금액은 총 122건에 96조 8,697억 원으로 이명박 정부(61조 1,387억 원)와 박근혜 정부(23조 9,092억 원)를 합친 것보다 많다. 현 정부는 전(前) 정부를 ‘토건 정부’라고 욕했다. 선거를 앞두고 예타 면제를 남발하는 현 정부는 ‘매표 토건 정부’로 불러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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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을 치르는데도 이 정도면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대선에서는 매표용 예타 면제가 얼마나 더 기승을 부릴지 걱정이다. 이미 인천에서는 인천공항행 GTX의 예타 면제를 요구하고 광주와 대구에서는 각각 공항특별법을 제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재난지원금이든 예타 면제든 여당이 국민 혈세로 선심 정책을 펼수록 나라 살림은 거덜이 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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