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리그를 거쳐 독일 분데스리가의 부름을 받으며 ‘빅 리거’의 꿈을 이룬 황희찬(25·라이프치히). 그는 라이프치히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9월 뉘른베르크(2부)와의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64강에서 1골 1도움을 터뜨렸다. 데뷔전부터 뚜렷한 인상을 남기며 빅 리그 성공 시대를 여는 듯했으나 대표팀 원정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라는 날벼락을 맞고 말았다. 율리안 나겔스만 라이프치히 감독이 “(확진 후) 처음 일주일간은 죽을 뻔했다고 얘기하더라”고 전할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고 한다.
이후 두 달여 만인 지난 1월 10일(이하 한국 시간)에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이미 몇 발자국은 뒤처진 상태여서 주전 확보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웨스트햄(잉글랜드) 임대가 추진되기도 했는데 감독의 반대로 무산됐다. 벤치 자원으로 쓰임새가 굳어지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한 방’뿐이었다.
4일 라이프치히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강호 볼프스부르크와의 DFB 포칼 8강전. 황희찬이 강렬한 한 방으로 분위기 전환의 실마리를 잡았다. 후반 39분에야 교체 투입된 황희찬은 불과 4분 만에 2 대 0 승리를 확정하는 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골대 부근에서 에밀 포르스베리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힌 뒤 가운데의 황희찬 앞으로 갔고 황희찬은 침착하게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약 6개월 만에 터진 시즌 2호 골. 볼프스부르크의 거센 공세가 이어지던 중에 터진 귀중한 쐐기 득점이었다. 라이프치히는 2년 만에 포칼 4강에 진출했다.
황희찬은 6일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분데스리가 데뷔 골을 노린다. 라이프치히는 바이에른 뮌헨에 2점 뒤진 리그 2위를 달리고 있어 우승 경쟁을 이어가려면 놓칠 수 없는 한판이다.
한편 프랑스 리그1의 황의조(29·보르도)는 파리 생제르맹전(0 대 1 보르도 패)에 선발 출전해 65분을 뛰었으나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파리에는 킬리앙 음바페와 네이마르라는 슈퍼 스타가 있지만 각각 경고 누적과 부상으로 결장해 황의조와 이들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