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임직원의 땅 투기 의혹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권을 내려놓으면서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간의 3파전이 유력한 가운데 결선투표 도입이 제기되는 등 물밑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9일 차기 당대표 선거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임기말 집권여당 대표로서 ‘정권 재창출’이 최우선 과제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자기 정치’보다 대선 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도전자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인만큼 당 대표 선거 이후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당과 국민 동의를 충분히 얻기 위해서라도 결선투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검토한 사항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공론화가 될 경우 충분히 도입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당헌당규에 따라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 전국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4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져야 한다. 하지만 과반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는 조항이 없다. 실제 과거 민주당 당 대표 선출에서는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가 당 대표에 취임했다.
이처럼 당내에서 결선투표제 도입 제기 목소리가 나오자 당대표 후보캠프 측은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한 캠프 측 관계자는 “선거가 두달 가량 남은 형편에 ‘룰’을 바꾼다는 것은 특정후보를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납득이 어려울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다른 캠프 관계자는 “국민에게 재집권 설득과정의 일환으로 검토해볼 만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당 대표 후보와 유력 대선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낙연-이재명’ 대선 주자들이 이른바 ‘케미’가 맞는 당 대표 후보와의 연대를 통해 대선 가도에 탄력을 붙일 수 있다고 봐서다.
문제는 뜨거운 당권경쟁과 달리 차갑게 식어가는 민심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 룰’과 ‘대선 후보 연대’ 등 다양한 변수를 두고 주판알을 튕길 수 있지만 당권 도전에 나선 이유가 민심과 동떨어지면 대선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정 대선 후보 등과의 연대 등 정치적 손익 계산에만 치중할 경우 민심이 대선이 시작도 되기전에 떠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