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같은 잘못을 해도 남자를 쫓아내면 여성주의고, 여자를 쫓아내면 가부장주의냐”고 정면 비판했다. 박 후보는 전날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부른 3명을 캠프에서 내보내라는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가부장적 여성비하 발언”이라고 쏘아붙였다.
윤 의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런 ‘성별을 무기 삼아 실속 챙기기’가 바로 여성을 창피하게 만들고 팔아먹는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어디가 가부장적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피해 여성 욕보인 사람을 중용하는 것부터 그만하라는 게 왜 가부장적이냐. 이게 무슨 내로남불식 여성 우려먹기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런 일에 눈물이 핑 돈다며, 평소 차별에 상처받은 여성들의 감성에 호소하고 ‘생물학적 여성임’을 써먹으려 하는 게 바로 공정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공정하게 대접받으려는 수많은 여성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8일 “양심이 있다면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부른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세 사람을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박 후보에게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이에 박 후보는 “가부장적인 여성비하 발언을 듣고 몹시 우울했다, 눈물이 핑 돌았다”고 대립했다.
박 후보의 비서실장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 “안 후보가 세계여성의 날에 여성 의원들을 박영선 캠프에서 ‘쫓아내라’는 격한 말을 쏟아냈다”며 “여성 의원들에게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안 후보는 박 후보의 사과를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 누가 보더라도 피해자의 입장을 생각하기보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에 다름 아니”라며 “안 후보의 발언은 또 다른 폭력”이라고 말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