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정’ 외치며 신도시 투기 고발 청원 무시한 文정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광명시 공무원 6명과 시흥시 공무원 8명이 각각 광명·시흥 개발지구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어머니도 광명 땅을 취득했다고 한다.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지는 투기 의혹에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9년 5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는데도 민정수석실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원인은 고양·창릉을 지목해 “이 지역 땅을 정부 관계자나 LH 관련자가 사들였다는 얘기가 돈다. 철저한 조사로 의구심을 해소하기를 바란다”면서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3,700여 명의 동의를 얻는 데 그쳐 답변 기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공직 기강을 관리하는 민정수석실이 분명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직무 유기다. 당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시기였다. ‘검찰 장악’ 등 엉뚱한 곳에 신경을 쓰느라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징계 조치 등을 취하지 못해 공직 사회 일탈의 싹을 자르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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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개발을 담당하는 공공 기관 직원이나 공직자가 관련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에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비리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평등·공정·정의’를 약속했다. 하지만 정권 핵심 인사들의 비리 의혹 감싸기에 나서는 바람에 반칙이 판을 치고 공정은 무너졌다. 여당 일부에서는 4월 보선의 악재를 없애기 위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경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꼬리 자르기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먼저 잘못된 부동산 정책과 투기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주문해야 할 것이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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