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진선미·고민정 등 여성 의원들을 박영선 선거캠프에서 쫓아내라"는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주장과 관련, 박영선 후보가 "가부장적인 여성비하"라고 응수한 것을 두고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내로남불식 여성 우려먹기"라고 박 후보를 정조준했다.
윤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 후보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에게 사과한 것에 대해 "야당 측에서 피해여성을 '피해호소인'이라 부르자고 주장했던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을 캠프에 모셔놓은 후보가 무슨 진정성이 있냐고 지적한 것은 합리적"이라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피해호소인' 표현을 사용한 세 의원을 겨냥, "입에 익은 말을 무심코 뱉은 것도 아니고, 공식적이라 할 국회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논쟁하면서 ‘피해호소인’을 고집한 것"이라면서 "이 세분은 망설임 없는 확신형 '반피해여성주의자'"라고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또한 안 후보의 발언에 '가부장적인 여성비하 발언을 듣고 몹시 우울했다'는 박 후보의 언급을 두고는 "진짜 코미디는 여기서부터"라면서 "도대체 어디가 가부장적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도 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피해여성에 대한 사과에 진심이 손톱만큼이라도 있다면 피해여성을 욕보인 사람을 중용하는 것부터 그만하라는 게 왜 가부장적이냐"면서 "피해여성을 욕보인 사람이 남자 캠프원이라도 같은 요구를 했을 것인데, 같은 잘못을 했어도 남자를 쫓아내라면 여성주의고, 여성을 쫓아내라면 가부장주의인가. 이게 무슨 내로남불식 여성 우려먹기인가"라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여기에 덧붙여 윤 의원은 "이런 일에 눈물이 핑돈다며 평소 차별에 상처받아온 여성들의 감성에 호소하고 '생물학적 여성임'을 써먹으려 하는 게 바로 공정하게 세상을 보고 공정하게 대접받으려는 수많은 여성들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더불어 윤 의원은 "세분을 계속 중용하시는 것은 후보 자유지만, 박원순 추행 피해여성에 대한 사과가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하라"고 박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8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 "피해자분께서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면서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진정성 없는 사과에 분노한다"며 "양심이 있으면 '피해 호소인 3인방'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세 의원은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진정으로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면 출마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출마 자체가 2차 가해"라고도 했다.
이같은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 박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 후보로부터 여성의 날에 '쫓아내라'는 가부장적인 여성비하 발언을 듣고 몹시 우울했다"면서 "'쫓겨난 여성'들을 취재했던 옛 기억이 떠오르면서 이 땅의 여성들은 아직도 누군가로부터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는지 하늘을 바라보며 반문했다"고 썼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