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내 T세포를 활용해 과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승인을 받았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코로나19에 걸렸지만 검사를 받지 못한 이들 뿐만 아니라, 장기 후유증을 겪고 있는 이들의 원인을 밝히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ABC 방송에 따르면 바이오테크 기업인 어댑티브(Adaptive)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이같은 내용의 'T 디텍트'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검사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기억할 수 있는 T세포를 통해 바이러스의 독특한 신호를 찾는다. 혈액 검사를 통해 T세포 DNA를 추출한 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차례로 배열한다. 이를 통해 면역 시스템의 '거대한 블랙박스'와 같은 데이터를 탐색 가능하게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통상 항체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오는 것을 막지만 T세포는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확인하고 파괴하는 방식으로 면역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랜스 발도 어댑티브 최고의료책임자(CMO)는 T세포가 면역시스템의 최전선에 있는 보병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항체 또한 특정인의 과거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려줄 수는 있다. 다만 너무 초기에 감염 여부 검사가 이뤄질 경우 항체를 감지하지 못할 수 있고, 감염된 지 한참 후에 실시하면 이미 혈류에서 항체가 사라졌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검사 역량 부족으로 인해 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검사를 받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이번 검사가 실시될 경우 과거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해 감염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던 이들에 대해 명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감염자에 대해 더 나은 치료법을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혈관형성 파운데이션'의 회장인 윌리엄 리 박사는 "많은 이들이 질병에 감염된 뒤 회복했지만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했다"라며 "T세포 검사는 코로나의 장기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이 어떤 상황을 겪고 있는지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T세포 검사 비용은 150달러(약 17만2,000원) 수준으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게는 매우 비싼 수준이다. 발도 부사장은 “높은 가격이 책정된 것은 신기술이 적용 됐기 때문”이라며,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공정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대안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