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인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사재를 털어 직원과 배달 라이더 등에게 1,000억 원대의 주식과 격려금을 지급한다. 그동안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한 축을 담당했던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향후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아한형제들은 김 의장이 지급 대상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11일 밝혔다. 메시지에서 김 의장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오늘날과 같은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라이더 분들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며 “아시아에 진출해 더 큰 도전을 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땀 흘려 애써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개인적 선물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우선 김 의장은 지난달까지 입사한 △우아한형제들 △우아한청년들 △베트남·일본 해외 법인의 총 1,700여 명 구성원들에게 1인당 평균 약 5,0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차등 지급한다. 직급이나 성과에 상관없이 근무 기간에 따라 지난 2020년 이후 입사자에게는 2,000만 원 상당을 지급하고 그 이전 입사자들은 근속 기간에 따라 차등을 둔다. 다만 직원들의 주식 증여는 딜리버리히어로(DH)와의 계약 조건에 따라 3년 뒤인 오는 2024년에 지급되고 의무 재직 기간은 없다.
아울러 소속 직원이 아닌 배달 라이더에게도 주식을 증여한다. 라이더 중 1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서 하루 20건 이상 배달한 날이 연 200일 이상인 모든 라이더에게 1인당 200만∼5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한다. 라이더들에게 증여되는 주식은 다음 달 바로 지급될 예정이다.
신규 라이더같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라이더 중에서도 일정 건수 이상의 배달을 수행한 1,390명에게는 1인당 격려금 100만 원씩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배달 전용 마트인 ‘B마트’ 창고 직원과 기간제 직원 등 830여 명에게는 1인당 100만∼150만 원의 격려금을 준다.
우아한형제들은 주식 부여 대상인 직원과 라이더에게는 문자메시지로 별도 안내를 하고 추후 절차에 대해 공지할 예정이다. 또 대상자 여부에 대한 문의에 답하기 위해 콜센터에 전담 안내 인력도 배치한다.
우아한형제들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식 증여는 사회 환원용 재산과는 별도로 김 의장의 개인 보유 주식을 처분해 나누는 것”이라며 “기부 세부 이행안은 구상을 마치는 대로 조만간 밝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의장은 지난달 18일 세계적 기부 클럽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를 통해 재산의 절반(5,000억 원 상당)을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더기빙플레지에 기부 서약을 한 한국인 최초 사례다.
당시 김 의장은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