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손빈 메건 마클이 자신의 인터뷰에 대해 진실성을 의심한 영국 뉴스쇼 진행자에게 공식 항의를 전달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클은 방송사 ITV의 아침 뉴스 프로그램 '굿모닝 브리튼'의 앵커인 피어스 모건의 발언으로 인해 자신과 같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ITV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은 지난 8일 방송에서 "마클의 말을 한마디도 신뢰할 수 없다"며 전날 방영된 마클의 미국 CBS 인터뷰를 비판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피노키오 왕손빈’이라는 발언을 적기도 했다. 그의 발언은 정신적으로 취약하다고 밝힌 사람에 대한 공격이었다는 점 때문에 더욱 논란이 되었다. 마클은 당시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에 있는 동안 극단적 선택의 충동을 느낄 정도로 힘들었고 인종차별적 언사를 듣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모건의 비판 발언에 대해 무려 4만1,000명이 영국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공공보건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영국의 자선단체 ‘마인드(Mind)’도 모건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오프콤은 모건의 발언에 유해성과 불쾌감(harm and offense)이 있을 수 있다며 방송윤리에 적합한지 조사에 나섰다. 결국 모건은 9일 아침 방송을 끝으로 '굿모닝 브리튼'에서 하차했다.
텔레그래프는 마클의 항의가 모건이 사의를 밝히기 전에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마클 본인에 대한 인신공격 때문이라기보다는 정신건강이 좋지 못한 이들을 대신한 항의라고도 전했다.
모건은 ‘굿모닝 브리튼’에서 하차한 뒤에도 마클을 향한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모건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내 의견을 곱씹어봤지만 여전히 마클의 인터뷰를 믿지 못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또한 그는 "표현의 자유는 내가 지키려고 싸우다가 죽어도 아쉽지 않을 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모건은 이날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방송 하차에 관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은 영국과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모건의 트위터 팔로워는 780만명에 달하고 그의 트윗이나 방송 논평은 영국 신문에 종종 실리기도 한다. 모건은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 '브리튼스 갓 탤런트'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했고, 미국 CNN방송에서 '인터뷰의 황제' 래리 킹이 진행하던 토크쇼를 맡기도 했다.
그는 마클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진실이 곧 드러날 것이라며 이를 입증할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가 잔뜩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