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 협의체이자 중국 견제 연대인 쿼드(Quad)가 첫 정상회의에서 희토류 분야의 중국 지배력을 약화시켜나가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중국과의 희토류 전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4개국은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협력하며 희토류 최대 생산국인 중국 의존도를 낮춰 첨단 산업의 패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쿼드의 희토류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에서 우리나라에 ‘전략적 모호성을 지키라’는 중국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어 한국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진단이 나온다.
14일 각종 외신과 외교가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첫 쿼드 정상회의를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어 희토류 정제 기술 협력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분야는 물론 F-35 스텔스전투기 등 첨단 무기에도 쓰이는 필수 소재로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중국은 지난 2016년 기준 세계 생산의 90%를 독점하며 외교 협상의 ‘무기’로 활용했다. 이후 미국과 호주가 생산을 늘려 2020년에는 중국의 생산 비중은 58%까지 떨어졌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각국 전문가와 고위 관료가 참여하는 실무그룹이 희토류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중국은 한국을 겨냥한 경고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만약 한국이 쿼드에 가입하면 중국과의 신뢰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쿼드 4개국은 희토류 관련 기술과 인적 자원이 없고 자체 수급망을 구축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지속 불가능한 구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