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혁(왼쪽부터)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 - 네이버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신세계네이버와 신세계 그룹이 지분 교환을 하고 ‘유통 동맹’의 길로 들어섰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통한 실탄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재투자를 예고하면서 양측이 손을 잡고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의결했다. 네이버는 신세계가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000억 원과 이마트 지분 1,500억 원 가량을 매입하고, 이마트와 신세계가 네이버의 자기 주식을 각각 1,500억 원, 1,000억 원어치 상호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날 오전 양사는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략적 제휴는 지난 1월 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사옥에서 전격 회동을 갖고 포괄적 협의 방안을 논의한 데에 따른 결과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지분 교환을 서둘러 진해하게 된 배경으로 ‘쿠팡의 상장’을 꼽았다. 쿠팡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시가 총액 100조 원을 달성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쿠팡은 5조 원이 넘는 투자금으로 ‘로켓배송’을 위한 물류 센터 추가 건립, 독점 콘텐츠 확보, 신사업 추진 등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 매각 이슈까지 겹치면서 양사의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분석이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온·오프라인 커머스 영역 확대 △물류 경쟁력 강화 △신기술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중소 셀러 성장 등 유통산업 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우선 이마트 장보기, 신세계 백화점 패션·뷰티 명품 등을 네이버 플랫폼과 연계한다. 예를 들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보유한 명품 브랜드의 신제품 론칭쇼를 네이버 라이브커머스에서 공개하거나 신세계 백화점의 VIP클럽 멤버십 서비스를 네이버와 연계해 프리미엄 배송, 온라인 1:1 퍼스널 쇼퍼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양사는 신세계 그룹이 가진 전국 물류망과 네이버의 파트너사들과의 연계를 통해 전국 단위의 풀필먼트 및 라스트 마일 서비스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그룹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3곳을 비롯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전국 7,300여 곳의 오프라인 거점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네이버와 협력해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강화는 물론 주문 후 2~3시간 내에 도착하는 즉시배송 서비스에도 나선다.
또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및 로봇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한층 업그레이드 된 리테일 테크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등 여러 사업장에서의 네이버 스마트 주문을 확대하고 AI 상품 추천, 증강현실(AR) 네비게이션 서비스, 자율주행 카트 개발 등을 구상 중이다.
이밖에 양사는 신세계 포인트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의 통합 혜택도 논의 중이며, 신세계그룹의 브랜딩·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네이버 중소 셀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상품 판매에서부터 맞춤형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