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야권 단일후보가 되지 못할 경우 대권에 도전 하겠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았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초청 토론회에서 ‘단일 후보가 되지 못해도 대선에 나가지 않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렇게 노력한다면 승패에 상관없이 우리를 국민들께서 인정해 주시고 다음 역할이 주어지지 않겠느냐고 (오 후보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답했다.
이에 사회자가 “그 역할이 대선 아니냐”고 재차 묻자 안 후보는 “시민들이 어떤 역할을 기대하시는지에 따라 엄숙히 그것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차후 여론에 따라 대권에 도전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사회자가 “단일화에 실패하고 낙선한다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안 후보는 “가정의 가정의 가정”이라며 “단일후보가 안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안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진영에서 제기하고 있는 ‘합당 비현실론’을 반박하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안 후보는 그는 “오 후보는 합당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오 후보가)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제가 가르쳐드려야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 후보는 안 후보의 합당론에 대해 “막판에 다급하니까 내놓은 입장표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안 후보는 이를 두고 “저는 어떻게 하면 (합당을) 성공하는지 알고 있다. 거기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 후보는 과거 새정치연합(2014)을 창당한 뒤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2014)을 탄생시키고 국민의당(2016)을 만들어 바른정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2018)을 탄생시킨 경험이 있다.
안 후보는 토론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여러 말들에 대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후보는) 떼를 쓰는 인상을 준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항상 (김 위원장의) 어떤 말이 나올 때마다 ‘아 저 얘기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 보고 하는 얘기구나’라고 해석한다”고 답했다. 최근 불거진 ‘상왕-상황제’ 논란에 대해선 “김 위원장의 사모님이 제 아내와 이름이 같다”며 “그분과 착각하신 것 아닌가 한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