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상장으로 시가총액이 100조 원에 육박한 '신(新) 유통 공룡' 쿠팡이 지난해 1만 명이 넘는 직원을 신규 채용한 반면, 유통 ‘빅2'로 불리는 롯데와 신세계(004170)는 3,000명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증가하면서 e커머스 시장은 날개를 달았지만, 부진했던 오프라인 유통가는 기존 인력을 줄이면서 비용 절감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쇼핑(023530)과 신세계(백화점+이마트(139480))의 직원 수는 총 5만 701명으로 전년 말 대비 3,139명 감소했다. 롯데쇼핑 직원 수가 2만 2,791명으로 2,507명 감소했고, 신세계(백화점+이마트) 직원 수는 2만 7,910명으로 632명 줄었다.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의 고용 인원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감소하면서 구조조정도 잇따랐다. 롯데쇼핑은 지난해에만 마트, 슈퍼, 백화점 등 총 140여개의 매장의 문을 닫았으며, 올해도 체질 개선을 위해 부진 점포의 폐점 및 정리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마트도 삐에로쇼핑, 부츠 등 부진한 전문점을 철수하고 제주소주 등 부진 신사업을 청산하며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반면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한 e커머스 시장은 유통의 신 강자로 등극하며 고용 인원을 늘리고 있다. CEO스코어가 조사한 국민연금가입자 추이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1만 872명을 순고용하며 국내 500대 기업 중 유일하게 1만 명대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물류센터 운영) 역시 1만 828명이 늘어 지난해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에서만 2만 1,700명 규모의 순고용이 이뤄졌다. 이는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직원을 대거 채용한 결과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도 오프라인 유통가는 오프라인 덩치를 줄이고 온라인 등 신성장 동력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에도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계속되면서 오프라인 매장 직원 수는 줄고, 온라인 물류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