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감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데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이 보류되며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유럽 내 많은 국가가 코로나19의 3차 유행에 진입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심각해진 대표적인 유럽 국가는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프랑스다.
베를린에 있는 샤리테 병원의 감염병 전문가 크리스티안 드로스텐은 독일 내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지금 좋지 않다"며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보건당국은 다음 달 부활절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2차 확산 당시 고점인 지난해 성탄절 수준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1주일 동안 독일 인구 10만 명 당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8.8명으로 정부가 몇 주 전 목표로 삼았던 50명을 훌쩍 넘겼다. 특히 어린이와 젊은 성인층에서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가 큰 문제다. 가디언은 현재 독일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4분의 3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B117)에 감염된 상태라고 전했다.
드로스텐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의 일시적 중단이 코로나19 피해를 키울 수 있다며 "우리는 이 백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독일 일각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중단 결정이 잘못됐다며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은 지난 15일 혈전(혈액 응고) 발생 논란을 빚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예방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이탈리아에서도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또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가 502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올해 1월 하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탈리아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파악됐다. 또 북부 볼차노 지역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고,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는 이탈리아 중부를 위협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15일부터 인구 절반인 3,000만 명의 외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폴란드는 코로나19 확산에 맞서 이번 주말부터 부분적인 봉쇄 조처에 들어간다. 학교가 전면 폐쇄되고 쇼핑몰, 수영장, 헬스장 등이 문을 닫는다.
폴란드에서는 17일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5,052명을 기록했고 코로나19 신규 사망자는 453명으로 집계됐다. 아담 니에지엘스키 폴란드 보건부 장관은 신규 확진자의 다수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역시 코로나19 재확산이 심상치 않다. 17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3만8,501명으로 작년 11월 2차 봉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강력한 코로나19 대응 조처가 이번 주말부터 수도 파리를 포함해 일부 지역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탈 대변인은 "변이 바이러스로 상황이 변했다"며 "거의 새로운 감염병 유행이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유럽을 강타한 코로나19 변이는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의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 의대 연구진은 최근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린 논문을 통해 영국·남아공·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에는 기존 백신들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