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금소법 첫날… 은행은 우왕좌왕 고객은 불만

금소법 반영 바뀐 서류 배부 안 돼

길어진 상품 안내에 고객 불만 제기

한 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한 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고객님, 죄송합니다. 이전 버전의 투자자성향분석지를 드렸네요. 새로운 버전은 아직 종이로 배포가 안 돼서 태블릿으로 다시 해주셔야 합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첫날인 25일 은행원과 고객은 모두 혼란스러워 했다. 필요한 서류가 구비되지 않는 등 은행원은 우왕좌왕했고 고객은 시간이 오래 걸려 불만을 제기했다. 금소법 정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서울 송파구 A은행 창구에서 주식형 펀드 가입을 문의하자 직원은 금소법의 시행 첫날임을 안내했다. 이전에 20~30분이면 가능한 작업이 2~3배가량 길어진 데 따른 고객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양해를 구했지만 첫 관문부터 원활하지 않았다. 펀드 가입의 첫 관문인 투자자성향 분석부터 금소법 시행에 따라 질문양은 2배로 늘었다. 그마저 새로운 분석지가 아닌 이전 분석지로 교부됐다. 바뀐 분석지가 아직 은행에 전달되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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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성향 분석 결과에 따라 더 높은 등급의 투자상품 안내는 제한됐다. 해당 직원은 “이제까지는 부적합 확인서를 작성하면 본인의 투자성향보다 높은 위험도의 펀드에 가입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다만 투자성향분석조사는 매일 한번 변경할 수 있어 내일 이후 다시 조사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길어진 안내에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도 적지 않았다. 인근의 B은행에서는 한 남성이 상품 설명 안내문을 읽는 은행원에게 “10분이면 가능할 일인데 오래 걸리느냐”며 항의했다.

이날 시행된 금소법은 6대 판매규제(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의무·불공정영업행위 금지·부당권유행위 금지·허위 과장광고 금지)를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하는 법이다. 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시행령, 감독규정, 가이드라인 등이 나오면서 은행권에서는 이미 우려가 쏟아졌었다. 시행 첫날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은행들의 상품 취급 중단도 이어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KB리브 간편대출 판매를 금소법 시행에 따라 상품성 개선을 위해 25일부터 별도 안내 시까지 한시적으로 중지한다”고 공지했다.

금소법을 두고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은행연합회는 지난 24일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금소법 시행으로 바뀌는 상품판매절차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은행연합회는 금소법이 안착하도록 금융당국과 계속 협의해 질의응답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도 지점의 혼잡도 해결이 고민이었는데 금소법으로 혼잡도가 더 높아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김지영·이태규 기자 jikim@sedaily.com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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