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롯데컬처웍스, “드라마 ‘조선구마사’ 투자 철회…책임 통감”

조선초기 배경에 중국식 음식·의상 등장

역사왜곡 논란에 中 '동북공정' 논란 맞물려

SBS는 방영 2회 만에 조기 종영 결정

‘조선구마사’ 1회 방영분 중 등장한 중국 음식인 월병과 피딴. /방송 영상 캡처‘조선구마사’ 1회 방영분 중 등장한 중국 음식인 월병과 피딴. /방송 영상 캡처




롯데컬처웍스가 26일 드라마 ‘조선구마사’ 공동제작 및 부분 투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컬처웍스는 이날 “최근 ‘조선구마사’에 불거진 문제와 상황의 심각성을 충분히 공감했고,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거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조속히 정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방송사인 SBS가 조기 종영을 결정한 데 이은 공식 입장 표명이다.

‘조선구마사’는 조선 초기를 배경으로 한 제작비 320억원의 대작 판타지 사극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 22일 1회가 방영된 직후부터 역사를 왜곡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최근 들어 반중 감정이 거센 와중에 중국식 문화를 연상케 하는 요소를 집어넣은 점이 문제가 됐다.



이 드라마 1회에서 충녕대군(장동윤 분)은 의주에서 서양 구마사제(달시 파켓 분)을 만나 음식을 대접하는데, 공간은 중국식 인테리어였고 대접한 음식도 중국식인 월병과 피딴(삭힌 오리알)이었다. 무녀 무화(정혜성 분)가 입은 의상도 중국풍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회에서는 연변 사투리로 농악무를 추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 역시 중국이 2009년 조선족 농악무를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시킨 점과 맞물려 논란이 빚어졌다.



태종(감우성 분)과 양녕대군(박성훈 분), 충녕대군에 대한 묘사도 실제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태종이 환시를 보고 양민을 학살하는 캐릭터로 묘사된 점이 문제가 됐다.



가뜩이나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대표 되는 역사 왜곡 시도와 함께 김치, 한복, 농악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국내 대중적으로 중국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커진 상황에서 ‘불 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드라마 홈페이지의 시청자게시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항의가 빗발쳤고, 장소협조 등 제작지원을 한 지자체에는 이를 철회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결국 2회가 끝난 시점에서 모든 광고주가 광고를 끊었고, 촬영지를 제공하고 제작비를 지원했던 문경시·나주시는 이를 철회하고 환수를 요구하기로 했다.

결국 방송사인 SBS는 이날 아침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조선구마사’의 방영권 구매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상파 방송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같이 결정했음을 알려 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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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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