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아들이 다른 아이에게 ‘중국 애’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50년 전 미국에 왔지만 우리는 아직도 외국인입니다.”
한국계인 앤디 김(민주당·뉴저지) 미국 하원 의원이 자신의 아들이 인종차별을 당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27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 아들은 다른 아이로부터 ‘중국 애’라는 소리를 듣고 ‘나는 뉴저지 소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들은 웃어 넘겼지만 내 눈은 흐려졌다”며 “50년 전 부모님이 미국으로 이민을 오셨지만 우리는 아직도 외국인이라는 그림자를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뉴저지 3구역을 대표하는 미 하원 의원이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미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지만 아들을 인종차별로부터 지켜내지는 못했다.
그는 어릴 적 부모로부터 차별과 관련한 어떤 대화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김 의원은 “부모님은 내가 어렸을 때 백인이 아닌 부모를 둔 아이가 직면할 수 있는 차별에 대해 전혀 말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어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 어릴 적 나를 위해 무엇을 말하고 싶냐고 물어봤다”고 전한 후 “어머니는 내가 직면하게 될 인종차별에 대해 말했을 것이고 또한 내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미국에서 차별이 사라지지 않는 데 대한 좌절감도 표현했다. 그는 “아들이 차별을 당한 것에 대해 슬픔을 느낀다”며 “하지만 하원 의원조차 내 아들이 당하는 차별의 위험을 완전히 없애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 의원은 인종차별은 법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법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종류의 인종차별을 완전히 종식하려면 사회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