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의 예금 금리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반면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가계 대출 금리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은행들이 가계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우대금리를 줄이고 가산금리를 붙인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예금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가 2.72%에서 2.74%로 0.02%포인트 상승했다고 30일 밝혔다. 기업 대출 금리는 전월 수준을 유지하고 가계 대출 금리는 하락했지만 전세자금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대출 규모가 증가하면서 전체 대출 평균 금리가 올랐다. 기업 대출 금리는 대기업 대출 금리가 2.41%에서 2.46%로 0.05%포인트 오른 반면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2.90%에서 2.85%로 0.05%포인트 떨어지면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은 일부 은행의 고금리 대출 취급 비중이 확대되면서 상승했으나 중소기업은 단기 시장 금리의 전반적인 하락과 일부 은행의 설 명절 특별자금 대출 지원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역시 가계 금리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3.46%에서 3.61%로 0.15%포인트나 올랐고 집단 대출이 2.85%에서 2.95%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63%에서 2.66%로 0.03%포인트 오르면서 2019년 6월(2.74%)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다만 보증 대출이 0.06%포인트 하락하는 동시에 취급 비중도 확대되면서 전체 가계 대출 금리는 2.83%에서 2.81%로 0.02%포인트 떨어졌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기업 대출 금리가 전월 수준이고 가계 대출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전체 평균 금리가 오른 것은 가계가 기업에 비해 보증 대출을 중심으로 신규 대출이 활발하게 이뤄진 영향”이라며 “대출 금리 상승은 일부 지표 금리 상승 영향으로 시장 금리가 올랐고 은행들이 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높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