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정부는 올해를 ‘모두를 위한 기업 정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도록 힘껏 돕겠다”고 밝혔다. 취임 후 상공의 날 기념식에 처음으로 참석해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신임 회장 등이 참석한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제도를 개선하고 ESG 표준 마련과 인센티브 제공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공식 임기를 시작한 최태원 회장은 이날 SK그룹 회장이 아닌 대한상의 신임 회장으로서 문 대통령을 만났다. 최 회장은 전날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기업인이 돈만 벌겠다고 생각해서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며 “ESG를 규제로 보지 말고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열렸다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역설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속에서도 상공인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 상공인들의 노력이 우리 산업과 무역을 지켜냈다”며 “이제 경제 반등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6%로 높여 잡은 것을 언급하며 “우리 국민들의 성공적인 방역과 상공인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일자리를 지켜준 기업들에게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했다. “고용유지지원 비율을 90%로 높이고, 대상 업종을 넓혀 하나의 일자리라도 함께 지켜내겠다”면서다. 문 대통령은 “추경예산에 편성된 소상공인 긴급피해지원을 비롯해, 고용안정과 맞춤형 일자리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경기와 고용 회복의 확실한 계기를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 ESG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단기 매출, 영업이익 같은 재무적 성과 중심에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같은 비재무적 성과도 중시하는 ESG라는 따뜻한 자본주의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제시했다.
이어 “단지 책임감만으로 가는 길이 아닐 것”이라며 “더 높이 성장하기 위한 길이며, 새로운 시대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ESG를 최우선순위에 둔 투자금융이 급증하고, 지난해 ESG 펀드의 수익률은 주식시장 수익률 못지않았다”며 ESG의 경쟁력을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상공인, 기업인, 무역인들의 시대다.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이만큼 성장시켰고, 다시 여러분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주셔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 힘차게 회복하고 더 높이 도약하자”고 당부했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