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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서울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산다…'5,000억' 매매가격 재평가

권익위 주재로 31일 송현동 부지 매각 조정서 합의

매매가격 재평가..4개 법인 감정해 산술평가

연내 대규모 현금 쥐는 대한항공..재무구조 개선 청신호

대한항공 송현동 땅 부지대한항공 송현동 땅 부지




대한항공(003490)이 보유하고 있던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서울시에게 돌아간다. 약 10개월 만에 매각을 최종 결정하면서 현금 확보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국민권익위원회 주재로 대한항공-서울시-한국토지주택공사(LH) 3자 간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조정서가 서면 합의 형식으로 체결됐다고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LH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고 이를 서울시가 보유한 시유지 중 하나와 교환하게 된다.

그간 이견이 컸던 매매대금에 대해서도 조정이 이뤄졌다. 대한항공은 당초 송현동 부지를 최소 5,000억 원에 매각할 계획이었다. 서울시는 보상금액을 4,670억 원으로 산정했다. 권익위의 중재를 거치면서 최종 매매가격은 공정한 평가를 위해 4개 법인의 감정평가를 거쳐 감정평가사협회의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를 다시 산술평가해 최종 가격이 결정된다.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과 인접해 조선시대 고관대작들의 집들이 있던 곳이었다. 도심 요지인 만큼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의 사택 부지로, 광복 후에는 국방부 소유로 미국대사관 직원들의 사택 부지로 사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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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2,900억 원에 매입했다. 당초 한옥형 고급 호텔이 포함된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인근에 위치한 학군 때문에 교육청 승인을 받지 못하고 표류해 왔다.

대한항공은 2019년부터 부지를 재매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유동성 확보 및 채권은행과의 자금지원 약정에 따른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매각에 속도를 내왔지만 서울시가 인수 의지를 밝히면서 매수자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지난해 6월 고충민원을 신청한 후 권익위의 중재로 매각에 최종 합의하게 됐다. 서울시는 역사문화적 가치 등을 고려해 송현동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부지 매각에 합의하면서 대한항공은 대규모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대한항공은 이번 매각 대금을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과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635%에 육박한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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