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유니콘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손 이사장은 3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향후 거래소가 추진할 5대 핵심 전략과 20개 추진 과제 등을 발표했다. 5대 핵심 전략은 △유망 혁신 기업의 육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산업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자본시장으로의 역할 확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KRX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거래소 조직 역량 강화 등이다.
손 이사장은 특히 최근 쿠팡·마켓컬리 등 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인 유망 스타트업 기업들이 미국 직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유니콘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더 매력을 갖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쿠팡 등 기업들이 해외 상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에 대해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며 “유니콘 기업이 우리 증시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와 심사 프로세스 등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해외 상장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쿠팡의 경우 외국인이 대주주고 미국에 본사가 있어 미국 상장이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며 “하지만 해외 상장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국내의 10배 가까이 드는데다 소송 리스크에도 많이 노출돼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SG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는 자본시장의 역할도 확대해나갈 방침을 밝혔다. 손 이사장은 “우선 ESG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KRX300기후변화지수·코스피200기후변화지수·기후변화리더스지수 등과 같은 ‘기후변화지수 3종 세트’를 출시해 이와 연계된 다양한 투자 상품 개발도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손 이사장은 또 오는 5월 3일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공매도를) 감시하는 신규 기법을 개발해 적용 중이며 점검 주기도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며 “공매도가 대형주 위주로 재개되는데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도 충격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