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이 전년 대비 45% 가까이 ‘반짝’ 급증했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서비스사) 지분 인수라는 ‘일회성 요인’으로 FDI 금액이 대폭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1분기 신고 기준 FDI가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한 47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해당 실적은 1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2014년(50억 6,000만 달러)과 2018년(49억 3,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다.
올 1분기 FDI의 절반가량은 DH 투자액이 차지했다. DH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 서비스 업체인 우아한형제들 지분 인수를 하기 위해 올 1분기에만 21억 달러를 한국에 투자했다. DH의 우아한형제들 지분 인수 가격은 총 40억 달러로 나머지 19억 달러는 우아한형제들 주주들에게 지분 교환 방식으로 지급된다.
DH 덕분에 유럽연합(EU)의 신고액 기준 FDI 금액은 31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6.8% 늘었다. 서비스업(41억 6,000만 달러, 57.0%↑), 인수합병형(31억 1,000만 달러, 122.0%↑) FDI도 DH 덕분에 대폭 증가했다.
반면 미국으로부터의 FDI는 서비스 부문이 62.6% 감소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39.4% 줄어든 2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화권 또한 50.5% 감소한 서비스업의 영향으로 FDI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41.2% 줄어든 8억 6,000만 달러에 그쳤다. 외국 사업자가 한국에 직접 설비투자를 하는 그린필드형 투자 또한 전년 대비 13.1% 줄어 16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올 1분기 태양광이나 풍력 등 그린 뉴딜 분야와 반도체 및 2차전지 등의 첨단·부품·장비 분야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DH 투자액을 제외하고도 FDI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 독일 업체는 국내 풍력 단지 개발 프로젝트에 3,000만 달러를, 한 일본 반도체 업체는 소재 공장 설립에 1,400만 달러를 각각 1분기에 투자했다. 박정욱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최근 ‘언택트 경제’ 활성화로 DH의 우아한형제들 지분 투자와 같은 인수합병(M&A)형 투자가 늘고 있으며 이 같은 투자 형태가 향후 그린필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 및 미국·중국 간의 패권 경쟁 심화 등으로 향후 FDI 증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