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계 라이징 스타’ 허준이(38)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 ‘기억의 신비를 푼 과학자’ 강봉균(60) 서울대 교수, ‘인공지능(AI) 번역의 혁신가’ 조경현(36) 미국 뉴욕대 교수 등 6명이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가 됐다. 허 교수와 강 교수는 지난해 호암상 제정 30주년을 맞아 기초과학 분야 강화를 위해 호암재단이 확대 개편한 과학상의 첫 수상자다.
호암재단은 현대 수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을 대수기하학적 방법론으로 해결한 허 교수를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 수상자로는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를 분자 세포 수준에서 세계 최초로 보여주는 등 뇌 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강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공학상에는 AI를 활용한 번역 분야의 전문가인 조 교수, 의학상에는 뇌 내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연구해온 이대열(54)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 예술상에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춘 작품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 영화의 우수성을 알려온 봉준호(52) 감독, 사회봉사상에는 방글라데시 꼬람똘라 빈민 지역 주민을 위해 의료봉사를 해온 ‘한국인 슈바이처’ 이석로(57) 원장이 선정됐다. 특히 이번 호암상 수상자에는 허 교수, 조 교수 등 30대 젊은 과학자들이 두 명이나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앞서 호암재단은 지난해 상 제정 30주년을 맞아 국가 과학기술 역량 육성에 보다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와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에 호응해 기존의 호암과학상을 물리·수학 및 화학·생명과학 2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당시 “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단단히 할 수 있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리자”며 호암재단에 시상 확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호암재단은 상의 장기적 발전과 국제적인 인지도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상 명칭을 ‘삼성호암상(SAMSUNG HO-AM PRIZE)’으로 변경해 글로벌 기업 삼성이 단독 후원하는 상임을 더욱 명확히 표방하기로 했다.
삼성호암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 원씩 총 18억 원이 수여되며 올해 시상식은 오는 6월 1일에 열린다.
삼성호암상은 호암 이병철 선생의 인재 제일과 사회 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 발전과 인류 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 31회 시상까지 총 158명의 수상자에게 289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