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성북·종로서 與 지지자 가장 많이 돌아섰다

■뒤집힌 서울 정치 지형도

은평·강북·노원 등 민주 텃밭서

작년 총선대비 득표율 15% 빠져

지방선거서 0대25 완패한 야권

오세훈 앞세워 25대0 복수 성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8일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외벽에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다./연합뉴스오세훈 서울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8일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외벽에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다./연합뉴스





‘0 대 25, 25 대 0’.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은 제7회 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 구를 석권하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당선시켰다. 하지만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모든 구를 국민의힘에 내주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부산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18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부산 16개 구에서 모두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부산 모든 자치구에서 패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우세’였던 정치 지형이 3년 만에 급변하며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여권이 고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4·7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 25개 모든 구에서 승리하며 57.5%의 최종 득표율로 승리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39.18%를 얻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62.67%의 득표율로 34.42%를 얻은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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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과 비교해 민주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인 강북에서의 표심 이탈이 눈에 띈다. 서울경제가 21대 총선 서울 자치구별(갑·을·병으로 나눠진 지역구는 하나로 합산) 득표율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구별 득표율의 차이를 계산한 결과 득표율 차이가 큰 상위 5개 지역은 성북(16.9%포인트)·종로(16.67%포인트)·은평(15.61%포인트)·강북(15.44%포인트)·노원(15.37%포인트)순으로 나타났다.

성북(성북 갑·을)구는 지난 18대 총선 이래 보수 정당에 한 번도 의석을 내주지 않은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은평 갑은 17대 이후 5번 연속, 은평 을은 20·21대를 이어 민주당이 당선된 지역구이기도 하다. 노원구는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김성환 민주당 의원이 노원 병 지역에서 당선된 이후 갑·을·병 세 곳 다 민주당 의원을 배출한 지역이다.

부산에서도 지난해 총선 때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배출한 지역구가 모두 국민의힘으로 돌아섰다. 2020년 총선 13개 지역구 중 민주당이 승리한 남구 을(박재호), 북구·강서구 갑(전재수), 사하구 갑(최인호)은 이번 4·7 재보궐선거에서 모두 박형준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의힘은 남구 62.35%, 북구 60.83%, 강서구 55.66%, 사하구 61.2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치 지형의 전환이 ‘스윙 보터’가 민주당에 등 돌린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사과도 여러 번 하고, 태극기 세력과 절연하며 전환점을 맞은 반면 민주당은 집권당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이지 못해 중도층이 많이 이탈했다”고 진단했다.

일부 정치 평론가들은 야당 우세 국면이 오는 2022년 대통령 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병천 전 서울시 정책보좌관은 “53 대 47. 4월 8일 아침이 밝아올 때, 한국 정치의 기본 구도”라며 “민주당이 180석 이상을 가진 여당이기에 ‘불리한-방어적인’ 형국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0·30과 강북 지역 표심 이탈은 이념이 아닌 실리 지향으로 정치적 입장이 바뀐 것으로 봐야 한다”며 “대통령 선거까지 이같은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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