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시론] 4·7 보궐선거 결과를 바라보는 관점과 함의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

2030세대 반란에 유권자 지형 재편

정권교체 10년 주기설 이탈 가능성

野 승리는 與 실정 반사이익 때문

국민의 준엄한 심판 깊이 성찰해야

김형준 명지대 교수


‘대선 전초전’ 격인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했다. 두 곳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두 자릿수 득표율 차로 압승을 거뒀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민주당에 180석을 몰아줬던 민심은 불과 1년 만에 분노의 투표로 돌변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위선, 오만과 독선, 도덕적 파탄에 대한 심판이다. 특히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집값 상승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공시지가 인상 등이 겹치면서 정권 심판론이 위력을 발휘했다.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졌다’며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권 심판론에 불을 당겼다.

둘째, 야권 후보 단일화 효과다.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는 명분(정권 심판), 이질적 세력(중도+보수)의 결합, 공동 시정 운영 그리고 안 후보의 헌신적 선거 운동이 결합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여권의 파상적인 네거티브 공세에서 중도층의 이탈을 막는 버팀목이 됐다.

셋째, 여당의 선거 전략 실패다. 민주당은 선거 초반부터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등을 파고들며 네거티브로 일관했다. 국민의 삶과 관계없는 ‘생태탕’ ‘페라가모 구두’만 부각되고 인물과 후보는 사라졌다.



이번 선거 결과는 다양한 관점에서 고찰해볼 수 있다. 첫째, 한국판 정당 재편성의 한계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승리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전체 300석 중 180석(60%)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이를 계기로 ‘민주당 집권 20년’의 1.5 정당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 배경에는 유권자 지형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2012년 대선 이후 2050세대는 범진보를, 6070세대는 범보수를 지지하는 지형이 만들어지며 민주당이 연승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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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는 친여 성향의 18~29세(18.1%)와 30대(19.1%)의 반란이 일어났다. 공중파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와 30대에서 오 후보가 각각 55.3%와 56.5%를 얻어 박영선 후보(34.1%, 38.7%)를 압도했다. 향후 유권자 지형은 2030세대·4050세대·6070세대로 재편되면 더 이상 ‘민주당 우위의 정당 체제’가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둘째, ‘정권 교체 10년 주기설’의 이탈이다. 1988~1998년 보수 정권(노태우·김영삼), 1998~2008년 진보 정권(김대중·노무현), 2008~2017년 보수 정권(이명박·박근혜)이 차지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를 전망해볼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현직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한 경우가 종종 있다. 1980년 지미 카터, 1992년 조지 부시, 지난해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만 본다면 한국에서도 5년 만의 정권 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셋째, 승리 선거 연합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다.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선거 연합은 1997년 대선 때의 ‘DJP 연대’다. 지역 연대(호남+충청)가 핵심 축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것은 어느 세력이 이슈와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스윙 보터인 2030세대와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연대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들 계층이 지향하는 시대적 가치인 공정과 혁신을 선점하는 연합 세력이 승리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4연패의 고리를 끊고 내년 대선에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국민의힘 주도의 야권 재편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여권의 실정에 의한 반사이익의 성격이 강하다. 늘 겸손하고 정직해야 한다. 국민은 어리석지 않으며 늘 분노의 회초리를 든다. 패배한 여당도, 승리한 야당도 국민의 위대한 선택이 무엇을 함축하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단언컨대 이번 보궐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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