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요통은 질병이라기보다는 두통이나 감기처럼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을 수 밖에 없는 증상이다. 이런 요통은 ‘단순 요통’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간혹 요통은 척추의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이나 척추관 협착증·골절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종류의 요통은 ‘병적인 요통’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젊은 나이(20~40대)에서는 주로 추간판 탈출증이 문제가 되며 50~60대 이후에는 척추관 협착증이 흔하다. 또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 압박 골절이 노인층에서 문제가 되며 이는 흔한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된다.
단순 요통이 발생하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허리에 부담이 가기 전에 이미 ‘허리가 약해져 있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 단순 요통은 개인의 노력에 따라 예방할 수도 있고 요통의 강도도 줄일 수도 있다. 운동을 통해 자신의 허리를 ‘약한 허리’에서 ‘강한 허리’로 만드는 것이 비결이다.
요통이 얼마나 오래 되었느냐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 요통은 대개 잠을 잘 못 자거나,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다가 허리의 근육과 인대가 손상돼 발생한다. 대부분의 급성 요통은 단순 요통으로 치료를 하지 않아도 80%의 환자가 6주 이내에 좋아진다.
만성 요통은 직업적인 요인·운동 부족·나쁜 생활 습관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장기간에 걸쳐 허리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발생한다. 만성 요통 역시 대부분 단순 요통이지만 간혹 디스크 내장증이나 퇴행성 관절염과 같은 병으로 발생하는 병적인 만성 요통도 있다.
디스크(disc)는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구조물로 우리말로는 ‘추간판’이라고 한다. 디스크는 특수한 구조 때문에 웬만한 힘이 가해져도 쿠션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 할 수 있지만,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손상을 입어 돌출하게 된다. 이 때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요추 신경이 눌리면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프고 저린 증상(방사통)을 느끼게 된다. 일명 추간판 탈출증, 소위 ‘디스크’다.
허리 디스크 환자에서 가장 두드러진 두 가지 증상은 요통과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다. 탈출된 디스크로 인해 신경근이 자극되거나 압박을 받으면 요통보다 다리의 통증이 더 심할 수도 있다. 허리 디스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거나 운전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 흡연자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강한 허리와 약한 허리를 구별하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근육의 차이다. 강한 허리는 근육이 허리를 든든하게 지탱해 주지만 약한 허리는 근육이 약하고 늘어져서 허리를 제대로 받쳐 주지 못한다. 강한 허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열심히 운동하는 길 밖에 없다. 허리 주변 근육 운동뿐만 아니라 수영· 요가·체력 단련·빠르게 걷기 등 전신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디스크는 감기처럼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전체 환자의 약 80%가 결국 자연 치유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자연 치유 여부는 최소 한 달 이상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물론 당장 아픈 통증은 약물·주사·물리치료 등으로 어느 정도 해소해주는 것이 좋다. 더욱이 대다수의 허리 디스크는 응급 상황이 아니다. 드물게 통증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하거나 발가락 또는 발목의 힘이 약해지고 대소변에 장애가 오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디스크를 서둘러 수술하지 않으면 다리가 마비가 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또 터져 나온 디스크가 저절로 흡수되는 경우도 있다.
신경 주위에 동반되는 염증반응이 디스크를 유발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염증 반응이 감소해 통증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염증 반응 감소를 위해서는 소염제 등의 약물 치료·물리 치료·주사 치료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사 치료는 효과가 좋지만 드물게 신경 손상·스테로이드에 의한 부작용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장기간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는 가능하면 횟수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조재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