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당·정책

"선거참패 책임통감"…與지도부 총사퇴에 스친 '열린우리당'트라우마

文 "국민 질책 엄중히 받아들인다"

與, 비대위 구성…위원장 도종환

원대선거 16일·전대 다음달 2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과 최고위원들이 8일 국회에서 4·7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며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권욱 기자


4·7재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고, 김태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도 “선거에서 나온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당청이 하나같이 ‘국민의 뜻과 민심을 수용하겠다’며 재보선 참패를 극복하려고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에 두 배 가까운 득표율 차이로 패배한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전한 입장문을 통해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도 “저희의 부족함으로 국민에게 큰 실망을 드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원 사퇴해 책임지겠다”라고 밝혔다. 지도부 총사퇴에 따라 구성되는 비상대책위원회는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게 됐다. 민홍철, 이학영, 김영진, 오영환, 신현영 의원 등이 선임됐다. 다만, 비대위 체제는 단기간에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오는 9월로 예정된 차기 대선 후보 확정을 위해 경선을 시작해야하는 만큼, 다음달 2일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원내대표 선거도 한달 가까이 앞당겨 오는 16일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당 대표에는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의 3자 대결이 유력하며, 원내대표는 김경협·박완주·안규백·윤호중 의원이 출격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참패 수습책 방안으로 당내 선거를 앞당겼지만 보다 큰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원내대표 선거,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그리고 대통령 후보 경선이라고 하는 3개의 꼭지점들이 생긴다”며 “(선거를 통해) 새 인물, 새로운 노선 그리고 정권 재창출에 대한 자신감이 확인돼야지 그렇지 않으면 영혼 없는 반성, 하나마나 한 말로만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더십 공백’ 與내홍조짐…이낙연, 대선 레이스 하차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8일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면서 당이 리더십 공백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배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설 계획이지만 쉽사리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장 대선 후보와 연계될 수밖에 없는 당 대표 선거는 당의 내홍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8일 국회에서 4·7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 등 지도부의 총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욱 기자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이 이날 개최한 기자회견을 두고 당내 이견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부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고 지도부 총사퇴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일부 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열린우리당 시절 트라우마를 언급하며 무조건 물러나는 게 능사가 아니라 기존 임기를 지키면서 질서 있는 쇄신을 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고 의총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지난 2004년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은 의장이 2년도 안 돼 7명이 교체되면서 결국 분당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차기 지도부 선거를 앞당기면서 당내 세력 간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수 있다”며 “국민의 분노를 만회하기는커녕 당이 내홍에 빠질 수 있어 지도부 사퇴가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실제 오는 16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와 5월 2일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를 두고 당내 의원들은 눈치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친문 세력 간의 균형추 역시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해찬 전 대표가 특정 후보를 지원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에 반감을 가진 친문 중심의 권리당원들은 당원 게시판에서 이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선 의원들도 21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9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차기 지도부 선출에 초선 의원들 역시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해찬 '특정후보지원'소식에…친문 중심 권리당원 거센 반발


대선 주자들 역시 대선 경선을 관리할 차기 지도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특히 이번 선거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낙연 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될 경우 대선 레이스 중도 하차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지도부 선출은 대선 경선과 연계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선 주도권을 쥐기 위해 차기 지도부 선출에 각 대선 주자와 계파별 영향이 커질 경우 강 대 강 갈등이 표면화될 수 있어 차기 지도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리더십에 상처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사의 댓글(0)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