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의 무분별한 발포와 폭력에 희생된 시민 수가 누적 7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현지에서는 군경이 탈취한 시신을 돌려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8일 밤부터 9일까지 양곤 인근 바고 지역에서 군경이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은 물론 박격포 등 중화기까지 사용해 80여명이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당시 군경이 시신과 부상자들을 함께 쌓아놓다시피 하더니 어디론가 옮겨가 자리에는 핏자국만 흥건했다고 전했다. 이후 정치범지원연합은 "테러리스트들(군경)이 바고에서 숨진 영웅들의 시신을 돌려주는 대가로 12만 짯(9만6,000원)씩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 등 SNS에는 "군경이 자신들이 죽인 시민들의 시신을 가지고 돈을 번다. 얼마나 잔인한가", "돈을 내지 못해 사랑하는 이들의 시신을 넘겨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글이 연이어 게시됐다.
군경이 요구하는 금액은 시신 한 구당 12만 짯부터 18만 짯(14만원)까지 들쭉날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네티즌들은 '바고 학살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울부짖는 사진을 퍼 나르며 군경의 만행을 알리는 한편 시신 반환에 돈까지 요구하는 극악무도한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군경으로부터 시신을 돌려받고 보니, 장기가 사라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네티즌들이 군경의 '장기 탈취 밀매' 의혹을 제기하며 올려놓은 사진을 보면 시신의 가슴 부위나 배 부위에 길게 봉합한 자국이 있다. 시민들은 "학살도 모자라 시신으로 장사를 하느냐"며 군부에 진실을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을 감금하고 정권을 장악했다. 이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부패 등 각종 혐의로 재판에 넘긴 뒤 재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