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그룹 지주사인 SK㈜가 투자한 모빌리티 분야 글로벌 스타트업이 속속 상장을 추진하며 ‘투자 대박’을 내고 있다. 투자 전문 지주사로 변신하고 있는 SK㈜의 투자 선구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 우버’라고 불리는 차량 공유 업체 그랩이 미 나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면서 SK㈜의 보유 지분 가치가 2,500억 원에서 5,900억 원으로 2.4배 가까이 뛸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지난 2018년 그랩에 2억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일본 소프트뱅크와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업체 우버, 중국 디디추싱 등이 경쟁적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그랩은 396억 달러(약 44조 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으로 시작한 그랩은 동남아 8개국 200여 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음식 배달 서비스뿐 아니라 금융·결제·쇼핑까지 진출한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SK㈜가 2018년 120억 원을 투자한 이스라엘 자동차 빅데이터 기업 오토노모도 올 2분기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1조 5,5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 목표다. 오토노모는 폭스바겐과 BMW·제너럴모터스(GM)·도요타 등 16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파트너사로 두고 전 세계 약 4,000만 대 차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금융·모빌리티·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유치하고 있다. 목표대로 상장이 이뤄지면 SK㈜의 지분 가치도 2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미국 차량 공유 스타트업 투로에도 2017년 투자했는데 투로 역시 연내 상장이 기대된다. ‘모빌리티의 에어비앤비’라고 불리는 투로는 전 세계 56개국에서 개인 간 차량 대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사업 모델로 하고 있다.
SK㈜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등 모빌리티 분야 유망 기업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18년 총 2억 7,500만 달러(약 3,076억 원)를 그랩에 투자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2억 달러, 7,500만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당시 현대차·기아가 외부 업체에 투자한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그랩 상장이 완료되면 현대차그룹의 지분 가치가 8,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