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나라빚 1000조원 육박하는데…여야 손실보상제 소급 입법 추진

여·야 초선의원 앞다퉈 손실보상 소급 주장

차기 지도부 초선 눈치…4월 통과 가능성도

지원대상·재원조달 방법은 없는 '생색용' 지적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여야 초선 의원과 함께 당권 주자들까지 손실보상법(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일부 개정안)의 소급 적용을 주장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초선 의원뿐만 아니라 관련 상임위원회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야 의원들까지 소급 적용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이르면 4월 임시국회의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영업·소상공인의 피해 보상이 소급분까지 적용될 경우 가뜩이나 급증하는 국가 채무 부담은 더욱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피해 보상과 지원에 앞서 재원 조달과 지원 대상의 기준 마련이 시급하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산자위는 오는 22일 소위원회를 열어 20여 건의 손실보상 관련 법안을 심의한다. 지난달 17일 법안을 상정한 뒤 한 달여 만으로 산자위는 당시 여야 의원들이 각기 제출한 손실보상 법안을 심사했지만 정부가 재정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가장 큰 입장 차는 결국 과거 영업 손실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할지 여부다. 제1야당 국민의힘도 국가 채무를 이유로 소급 적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최근 초선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소급 적용이 반영된 손실보상법이 반드시 통과할 수 있도록 여야가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소급 적용된 법안 입법을 주장하면서 여야 간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지만 재정 부담은 고려하지 않은 ‘생색내기’ 입법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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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당 당권 주자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손실보상제 소급 적용에 가세했고 새 원내대표에 오른 윤호중 의원도 손실보상제를 약속하고 나와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는 어느때보다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 소속 의원 174명 가운데 81명에 달하는 초선 의원이 손실보상제에 소급 적용을 요구하면서 다른 당권 주자인 송영길·홍영표 의원도 고심이 깊어진 상황이다. 26일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하는 국민의힘도 초선의 입장을 거부할 수 없어 여야 새 지도부 모두 소급 적용에 부정적일 수만은 없게 됐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적용 관철을 위한 천막농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권욱 기자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적용 관철을 위한 천막농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권욱 기자


이처럼 정치권의 선심성 입법에 재정 당국은 초긴장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지난해 세 차례에 이르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재정 퍼주기로 나라 살림살이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112조 원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말 기준 국가 채무는 846조 원으로 치솟은 형편이다. 올해 예산안을 제출할 당시 정부가 전망한 839조 원보다 7조 원 이상 국가 채무가 더 늘어난 것으로 이미 국가 채무는 정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손실보상제에 소급 적용을 할 경우 국가 채무는 폭증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미 올해 들어서도 재난지원금이 지급됐고, 이후 재난지원금이 추가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가 채무가 올해 중 1,00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손실보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금 설치 등의 입장을 밝혔지만 최대 쟁점인 소급 적용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결국 ‘소급 적용은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회와 정부 간 힘겨루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손실보상법의 핵심은 소급 적용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말부터 입법 논의가 됐다면 지금은 의미 없는 소급 여부를 다투기보다 구체적인 재원 방안과 적용 대상, 시기를 논할 때”라고 지적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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