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가 대대적인 질산 사업 투자를 통해 반도체 세정제 등 정밀화학 분야에 진출한다. 현재 12만 톤인 질산 생산 규모를 2년 뒤 52만 톤까지 4배 넘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화 글로벌 부문은 2023년까지 총 1,900억 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질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19일 밝혔다. 공장이 완공되면 ㈜한화의 질산 생산량은 현재 12만 톤에서 40만 톤이 추가돼 총 52만 톤으로 늘어난다. 이 중 39만 톤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증착 및 세정용 소재 등으로 활용된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이번 증산은 ㈜한화가 정밀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결정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한화솔루션은 1,600억 원을 투자해 연 18만 톤의 질산 유도품(DNT)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18만 톤의 DNT를 제조할 경우 연 13만 톤의 질산이 필요하다. 질산과 톨루엔의 화학 반응으로 생산하는 DNT는 가구 내장재, 자동차 시트의 폴리우레탄 제조에 사용되는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의 원료다. ㈜한화와 한화솔루션은 이번 투자로 ‘질산-DNT-TDI’로 이어지는 질산 밸류체인을 구축해 수익성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질산을 활용한 고성능 복합소재 등의 생산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화가 질산에 주목하는 이유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질산 시장은 지난해 약 7,500만 톤, 240억 달러(약 27조 원)에 달했다. ㈜한화는 국내 질산 시장은 물론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