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제약사는 내성과의 사투중…4세대 폐암 표적치료제 개발 박차

유한양행 '렉라자' 병용 임상 3상 진행

브릿지바이오는 'BBT-176' 글로벌 1·2상 돌입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사진 제공=유한양행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사진 제공=유한양행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폐암을 극복하기 위한 4세대 약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세대 치료제는 기존 3세대 표적 치료제 투여 후 내성이 생겨 재발한 환자를 위한 약물로 유한양행,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이 사활을 걸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선 유한양행은 최근 국산 31호 신약으로 허가 받은 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이중항체 항암제 ‘아미반타납’을 함께 쓰는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아미반타맙은 암세포 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EGFR과 중간엽상피전이인자(MET)를 이중으로 표적하는 것이 특징이다.

병용임상은 최신 3세대 약물인 ‘타그리소’를 투여받은 후 폐암이 재발한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게 설계했다. 임상은 얀센이 주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오는 2025년 11월까지 임상 진행 일정을 완료한다는 구상이지만 일각에선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아 더 빨리 허가가 이뤄질 수 있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패스트 트랙을 지정 받는 치료법은 특정 조건에서 신속한 승인과 우선순위를 검토받을 수 있다.



앞서 공개한 임상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9월 얀센이 유럽종양학회 온라인 학술대회(ESMO)에서 공개한 두 약물의 병용요법 1b상임상 중간분석에 따르면 타그리소 내성 환자 45명에 사용했을때 36%의 객관적 반응률을 나타냈다. 객관적 반응률이란 치료 이후 암이 축소되거나 사라진 환자의 비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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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 업체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도 타그리소를 투약한 후 나타나는 돌연변이 중 'C797S'를 잡는 폐암 치료제 'BBT-176'를 개발 중이다. 이달 초 글로벌 1·2상 환자 투약을 시작했으며 기술이전도 추진 중이다.

앞서 진행된 전임상 동물모델에서 이 후보물질은 C797S 변이에 대한 종양 억제 효과를 비롯해 뇌 전이 억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 약물은 한국화학연구원이 개발해 지난 2018년 12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로 기술이전했다. 해당 연구팀은 이후 폐암 치료제 기술을 인정받아 ‘세계적 혁신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관계자는 “폐암 환자들은 1차 치료제를 투여받다 내성이 생기면 타그리소를 처방받는데 그 이후 C797S 특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더 이상 약효가 듣지 않는다”면서 “아직까지 이 같은 돌연변이가 일어난 환자들을 치료할 약이 없이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타그리소 내성 환자들을 겨냥한 폐암치료제가 더욱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것은 타그리소가 미국에 이어이어 국내에서도 1차 치료제로 허가 받고자 시도 중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인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국내에선 아직 1차 치료제가 아닌데 허용될 경우 그만큼 변이, 내성 환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이를 노린 국내 업체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joowonmail@sedaily.com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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