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선 앞 땜질식 세금 유턴 아닌 중장기 체계 짜야


4·7 재보선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당내에 부동산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부동산 관련 세금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20일 1가구 1주택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적용 대상을 공시가격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1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부동산 시장 관계장관회의에서 당정 간 신속한 협의를 통한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 수정을 시사했다. 주택 보유세 부담이 불어나 돌아서는 민심을 잡기 위해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공시가 정책 변경을 적극 수용하는 모양새다.



부동산 이외 분야에서도 여당 의원들의 세금 감면 법안들이 중구난방식으로 무더기로 발의되고 있다. 민주당의 김경만 의원은 폐차업자의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권칠승 의원은 재활용업자의 부가세 공제를 연장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명분은 있지만 그동안 증세 기조의 정책을 폈던 여당이 갑자기 감세로 유턴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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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세 인하 속도전은 겉으로만 재보선에서 표출된 민심의 분노를 수용한 것으로 비칠 뿐이다. 결국 세금 부담을 줄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내년 대선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정치적 포석으로 보인다. 여당은 지난해 4월 총선 때도 1인당 25만 원씩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지속적으로 현금 살포 정책을 펴왔다. 이번에도 여러 갈래의 세금 인하 카드를 꺼내는 것은 그동안 펴온 포퓰리즘 정책의 연장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물론 ‘세금 폭탄’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과도한 부동산 보유세를 인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렇더라도 선거를 의식해 땜질식 무더기 세금 인하로 급격하게 뒤집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공정 사회의 핵심인 세금이 선거 전략에 따라 춤춘다면 국민이 그걸 눈감아주겠는가. ‘세원은 보다 넓게’라는 원칙에 입각해 재정 건전성을 중심에 두고 미래의 복지 지출까지 고려하면서 중장기 조세 체계를 새로 짜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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