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의 창업자이자 전임 회장인 장중머우(모리스 창)가 삼성전자를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했다. 중국의 반도체 역량은 TSMC에 비해 5년 이상 뒤져 있다고 평가했다.
2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장 전 회장은 전날 타이베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메이커인 삼성이 가장 큰 경쟁자”라고 말했다. 장 전 회장은 “한국은 대만과 비슷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그가 말한 대만의 경쟁력은 탁월한 엔지니어링 인재와 경영자들이다.
그는 “미국의 경우 토지와 용수·전력 같은 물리적 자원은 대만보다 우수하지만 헌신적인 엔지니어, 기술자, 생산 라인 근무자 등 인적 자원을 비롯해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조직화하는 능력도 (대만에 비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칩 제조 비용이 대만보다 높으며 미 연방과 주 정부의 보조금 역시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전 회장은 이런 대만의 경쟁력을 한국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삼성을 TSMC의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한국 내에서 좋은 것들이 그들(삼성)이 외국에서 반도체 사업을 운영할 때도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의 국내 공장에서 나오는 반도체 경쟁력이 외국 공장에서도 똑같이 발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장 전 회장은 중국의 반도체 역량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했다. 그는 “20년 동안 칩 산업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제조 능력은 TSMC보다 5년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칩 설계 능력은 대만과 미국에 비해 1~2년 뒤져 있어 “중국은 아직 경쟁자가 아니다”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장 전 회장은 대만 반도체 산업의 대부로 불리며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60년을 일했고 56세에 TSMC를 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