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의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별도의 전문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행정기관, 정책 전문가, 시민사회 대표가 함께 서울의 비전을 수립하는 ‘서울비전2030위원회’를 5월부터 가동한다.
오 시장은 22일 오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제38대 서울특별시장 취임식에서 “공정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서울시민의 삶의 질과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이러한 구상을 공개했다. 서울비전2030위원회는 글로벌 경쟁력, 안심과 안전, 균형 발전, 생활 인프라, 공정·상생의 5개 분과에서 의제와 대안을 개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AT커니에 따르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은 지난 2010년 10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구 감소와 인재 유출 등으로 지난해 32계단 내려가 42위로 추락했다. 창업과 금융 등 일부 분야에서는 선진국 도시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전반적인 도시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 시장은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과제로 서울비전2030위원회를 통한 비전 수립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서민 경제의 조화로운 병행 △2030 청년 세대가 희망을 갖는 ‘청년서울’ 건설 △신속하지만 신중한 주택 정책 △1인 가구가 행복한 서울을 제시했다.
취임 초부터 업종별 영업 제한 시간을 차등화하는 ‘서울형 거리 두기 매뉴얼’을 내세웠던 오 시장은 “팬데믹 상황을 종식하고 위급한 현 상황을 안정시키는 게 서울시장으로서의 제1 지상 과제”라면서 “적극적으로 정부와 협력해 방역 체계를 철저히 유지하되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일률적 방역 수칙의 개선 방안을 정부와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과 상생의 가치를 바탕으로 서울의 2030세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주택의 신속한 공급과 부동산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전략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를 위해서는 최근 출범한 전담 조직을 통해 전 분야에 걸친 종합적·입체적 대책을 마련하고 1인 가구의 세대별 특징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대책도 함께 준비해 실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편 오 시장은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공정과 상생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지난 20일 오 시장이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한 이유를 묻는 시청자의 질문에 “서울시 책임자로서 서울시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리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면서 “이런 일을 겪고도 일상에 복귀해 직장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이 우리가 만들고 싶은 공정과 상생의 성숙한 사회”라고 답했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