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배은망덕하고, 약한 지도자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호의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앞서 지난 16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 대북정책에 대해 “변죽만 올렸을 뿐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폄훼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격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AFP통신,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메일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자신이 김 위원장을 달랬던 노력에 대해 문 대통령이 배은망덕(ungrateful)했다고 쏘아부쳤다. 또한 "가장 힘든 상황들 가운데 알게 된 (그리고 좋아하게 된) 북한의 김정은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남한을 향한 (북한의) 공격을 멈춘 사람이지만 그들에게 불행하게도 나는 더 이상 그곳(대통령직)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가 보호하는 다른 여러 나라들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미국에 오랜 기간 지속된 군사적 바가지를 씌운 데에 대한 것을 제외하면 지도자로서, 또 협상가로서 약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우리는 수십 년간 바보처럼 취급을 당했지만 나는 우리가 제공하는 군사적 보호와 서비스에 대해 그들(한국)이 수십억 달러를 더 지불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이 우리에게 지불하기로 합의한 수십억 달러를 심지어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재임 기간중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우리 정부에 대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압박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인 지난 3월 한미 양국은 우리나라의 방위비 분담금을 작년 대비 13.9% 인상하고, 향후 4년간 매해 국방비 인상률을 반영해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관련해 “다행히 나는 (대통령) 집무실을 떠나기 전에 더 나은 새 무역 합의를 이뤘다”며 “그 합의는 우리 나라의 위대한 농부와 제조업자들을 위한 수십억 달러의 이윤을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성명을 마쳤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