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포배양 백신의 선구자’인 박만훈 SK바이오사이언스 부회장이 25일 향년 64세로 별세했다.
지난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2008년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 바이오 실장을 지낸 후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장을 거쳐 SK케미칼의 제약바이오부문 사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직했다. 이후 2018년부터는 SK바이오사이언스 부회장을 맡았다. 재직 중 백신 연구개발(R&D)을 통해 SK케미칼의 백신 사업 성장을 이끌었으며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내 도입을 선도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에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세포배양 기술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안전한 백신의 개발과 국산화를 통해 백신 주권 확립에도 앞장섰다. 2015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세포배양 독감 백신으로는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했으며 2016년 폐렴구균백신, 2017년에는 세계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개발하는 등 평생을 백신 연구에 매진했다. 사노피파스퇴르와 차세대 폐렴 백신 공동 개발 계약을 추진하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과 장티푸스 백신 개발 협력을 진행한 것은 대표적 업적으로 꼽힌다. 이 같은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중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으며 노바백스 백신의 기술이전을 받아 국내 코로나19 종식에도 기여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한 관계자는 “오늘날 국내 프리미엄 백신의 국산화는 고인이 개발한 이들 백신이 연이어 성공한 데 따른 것”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진행 중인 자체 코로나 백신 개발과 위탁 생산 등 핵심 기술 역시 생전에 고인이 확립한 세포배양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층 2호실이며 발인은 27일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치르기로 했으며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