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등 곳곳에서 택지 개발이 한창인 경기도의 지난달 토지 거래 건수가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택지 개발에 따른 보상이 본격화되면서 이들 자금이 다시 토지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3월 순수 토지(토지·임야) 거래량은 이달 26일 현재 2만 860건을 기록했다. 신고 기한이 4일가량 남아 있어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치는 월별 기준으로 2006년 12월(2만 4,165건) 이후 약 15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경기도 토지 거래량이 2만 건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이번을 포함해 두 번에 불과하다.
◇3월 토지 거래 폭증 지역 보니=최근 1년간 경기도 토지 거래량은 통상 월별로 1만~1만 5,000건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던 것이 3월 들어 전월(1만 4,522건) 대비 43.64%, 지난해 3월(1만 3,142건) 대비 58.72% 증가하며 2만 건을 넘어섰다.
거래량이 전월 대비 30% 넘게 오른 곳만 지역별로 봐도 31개 시군 중 21곳에 이른다. 군포시가 거래 규모는 작으나 2월 15건에서 3월 37건으로 146.67% 증가했다. 2위는 구리시로 이 기간 동안 25건에서 53건으로 112% 늘었다. 의정부(104.08%)와 연천군(95.69%)·수원시(86.47%)·안산시(75.23%) 등 대다수 지역에서 토지 거래가 크게 늘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관계자는 “통상 토지 거래량이 늘어나는 경우는 대규모 토지 보상 또는 아파트 공급과 관련된 경우가 많았다”며 “3월 역시 비슷한 이유인지 현재 증가 지역 등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현재 대규모 택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11월 주거 복지 로드맵에 따라 성남 금토, 구리 갈매역세권 등에 다수의 택지가 개발 중이다.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광명 시흥 등에서도 3기 신도시 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별개로 의왕 청계2, 과천 과천, 안산 장상2, 용인 구성역 등 중규모 택지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토지 보상금 앞으로 더 풀린다=일단 시장에서는 경기도 전역에서 풀린 토지 보상금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개발 정보 플랫폼 지존의 신태수 대표는 “통상 토지 보상에 따른 유동성 증가는 일반적인 유동자금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인근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토지주들이 토지 보상금으로 인근 주변 토지에 재투자하는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본격적인 토지 보상이 이뤄진다. 서울경제가 확인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계획에 따르면 올해 책정된 토지 보상비만 12조 7,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2014년부터 2019년 9월까지 5년여간 지급된 총액 12조 3,000억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대토·채권 보상분을 제외하면 9조 7,000억 원 규모다. 신 대표는 “이미 확정된 수도권 개발 사업 외에도 이달 중에 수도권 신규 개발 택지 발표도 예정돼 있다”며 “토지 보상이 확대되는 만큼 수도권 토지 거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LH 사태로 인해 토지 투자가 확산된 일종의 ‘학습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신규 수요에는 30대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전통적으로 토지 매매의 경우 수십억 원대 자산가가 여유 자금을 묻어두는 차원에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30대의 자문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