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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골디락스' 어디까지 갈까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지난 1분기 거시 지표와 기업 실적을 점검해보면 최악의 경기 침체를 통과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강력한 모멘텀 회복을 확인할 수 있다. 실질 경제활동이 특별히 나아졌다는 징후를 발견할 수는 없지만 자산 시장의 가격 상승과 이연됐던 소비가 정상화될 것이란 심리만으로 경기 확장의 기대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많은 시장 참여자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우려할 뿐 아니라,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진다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한 중앙은행이 통화 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할 것이란 이른 걱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요 회복은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수요 활동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다시 디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금융위기 직후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막대한 달러 유동성이 풀렸고, 이후 유럽 재정 위기가 발생하며 유럽 중앙은행도 양적 완화에 동참했다. 풍부한 유동성이 자본 시장의 건전성을 지켜냈지만 실질 경제활동이 회복되지 않자 2014~2015년 국제 유가가 폭락하며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발생했고, 한국을 포함해 제조업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상당한 침체 위험에 다시 노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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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으로 돌아와 보면 당장 디플레이션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각국의 산업 정책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서비스뿐만 아니라 제조업 부문의 투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긍정적 인플레이션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70년 미국 경제사에서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완만한 경제 성장)’ 사례는 많지 않았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동시에 0~3% 범위를 기록했던 기간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전쟁 이후 △정부의 재정 부양 및 감세 정책 △연준이 물가 통제에 성공한 경우 등이다.

결국 코로나19 이후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이전까지 시장 친화 정책과 정부의 재정 부양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는 당분간 골디락스 기간을 통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실질 경제가 확장 국면에 진입하면 억제해야 할 인플레이션이 시작될 수 있다. 정책 금리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경제활동 주체(기업·가계)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견딜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느냐부터 평가해야 할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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