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속 자가 검사 키트의 제조업체인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숨은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고 있다. 해외에서 진단기가 불티나게 팔리자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20배 증가한 약 1조 7,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분기에만 1조 원을 벌어들이며 ‘코로나 로또’를 맞았다. 또 최근 국내 시판까지 앞두고 있어 장외 시가총액이 10조 원을 넘어서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에오센서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약 1조 1,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1조 6,861억 원) 약 65%를 3개월 만에 달성한 셈이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7,383억 원과 6,216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43.7%에 달한다. 지난 2019년만 해도 이 회사의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각각 729억 원, 15억 원, 31억 원 수준이었다.
지난해부터 실적이 폭증한 것은 코로나19 때문이다. 체외 진단 전문 업체인 이 회사는 2019년까지는 혈당 측정기가 주력 제품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신속 항원 진단 제품에 대한 WHO의 긴급 승인을 받으면서 전기를 맞았다. 신속 진단 키트인 ‘스탠다드Q’는 개인이 직접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해 15∼20분 이내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제품의 지난해 판매액은 1조 4,120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83%를 차지했다. 올해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판매량이 더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회사가 약 1조 1,0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에서도 23일 휴마시스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속 진단 키트에 대해 국내 최초 자가 진단용 조건부 허가를 내리면서 이달 말부터는 약국과 인터넷 등에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급증세에 힘입어 상장을 앞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장외 몸값도 치솟고 있다. 38커뮤니케이션·증권플러스비상장 등에 올라온 매매 희망 가격을 보면 매수자들은 10만 원, 매도자들은 11만~13만 원선에 호가를 내고 있다. 한 장외 주식 중개업자는 “최근 가격이 더 올라 11만 원대 매물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매가를 시총으로 따져보면 주당 10만 원이면 9조 3,000억 원선, 13만 원이면 12조 원대다.
장외 주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SK바이오사이언스(12조 5,000억 원)와 씨젠(2조 5,000억 원)의 시총을 감안하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무상증자로 인한 신주 상장으로 씨젠의 시총이 현재보다 두 배로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격차가 크다. 또 하반기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속도가 붙을수록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 씨젠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씨젠은 지난해 주가가 16만원선까지 올랐다가 올해 6만원 때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론도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엄청난 실적이 예상되고 백신이 보급된 후에도 신속 진단 키트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며 “시가총액 10조 원이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1월 초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했으며 다음 달 중 증권신고서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이르면 오는 6월께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