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으로 구조조정까지 단행한 바 있는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외 온라인 채널에서의 판매가 고성장을 이어가고 중국 시장이 회복하며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 등의 판매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LG생활건강에 빼앗긴 국내 뷰티 왕좌 자리를 되찾는 데에는 실패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1.1% 늘어난 1,977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1조 3,875억 원이며, 당기순이익은 86.5% 늘어난 1,768억 원이다.
국내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고 중국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며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1조 2,528억 원의 매출과 189.2% 증가한 1,76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은 줄었으나, 1분기에만 온라인 매출이 30% 이상 성장했다. 해외 시장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중국 ‘3.8 부녀절’에서 설화수가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온라인 채널에서 선전한 영향이 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태국과 베트남에서는 설화수·라네즈 등의 선호도가 높았고, 북미 시장에서는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에서의 매출이 확대됐다. 유럽에서는 이니스프리가 ‘세포라’에 입점하며 멀티 브랜드숍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밖에 주요 자회사들이 채널 효율화 등 수익 구조를 개선하며 전반적으로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다만 지난해 LG생활건강에 빼앗긴 뷰티 왕좌 자리를 완전히 되찾지는 못했다는 평이다. 데일리뷰티(바디·헤어)을 제외한 전체 뷰티 부문에서 아모레퍼시픽은 매출 1조2,954억 원을 기록하며 LG생활건강의 뷰티 매출(1조1,585억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데일리뷰티를 포함한 전체 뷰티 부문에서는 LG생활건강이 1조4,908억 원을 기록하며 아모레퍼시픽그룹 전체 매출(1조3,875억 원)을 앞섰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강한 브랜드 육성 및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개선의 경영전략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브랜드의 고유 가치와 시대 정신을 반영한 ‘엔진 프로덕트(Engine Product)’를 육성하고 국내외 디지털 플랫폼과 협업을 가속화해 온라인 채널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