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같은 당 김용판 의원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당시 자신을 수사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대권 주자로 나서기 전에) 고해성사의 과정을 먼저 거치라”고 지적한 데 대해 “자잘한 감정은 정권교체라는 큰 강물에 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미리 부장판사가 오랫동안 붙잡아둔 조국 사건, 울산 부정선거 사건에 무죄가 선고되면 수사 책임자였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과해야 하는가”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한 ‘윤석열 검사’,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의 ‘윤석열 팀장’은 우리 사법체계에서 주어진 역할을 했을 뿐이다. 그게 ‘홍길동 검사’ ‘홍길동 팀장’이었다고 해도 아무런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며 “검사 윤석열은 자신의 자리에서 본분을 다한 것일 뿐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IMF 사태 직후 우리 사법부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들의 정책적 판단에 대해서는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좁쌀에 뒤웅박을 판다는 말이 있다. ‘지나치게 협량하다’, ‘되지도 않을 일’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며 “검사 윤석열에게 수사했던 사건들에 대해 일일이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좁쌀에 뒤웅박을 파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금 우리 야당이 수행해야 할 시대적 대의는 정권교체”라며 “정권교체라는 큰 강물에 자잘한 감정은 씻어내야 한다. 일에는 선후와 경중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을 향해 “한때 저에게 국기문란범이라는 누명을 씌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윤 전 총장이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면 사과할 일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과물탄개(過勿憚改·과실을 범했으면 즉시 고쳐야 함)를 거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윤 전 총장이 정권교체의 기대를 높여주는 소중한 우파의 자산이라는 관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진정성 있는 고해성사가 있어야 윤 전 총장도 새로운 힘을 얻고 수많은 우국 인사도 고개를 끄덕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