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업이 중단된 룸살롱 등 유흥업소들이 모텔에서 꼼수 영업을 하다 적발됐다.
경찰과 수원시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단속반이 지난달 30일 밤 11시께 경기 수원시 인계동의 한 모텔을 들이닥쳤다. 단속반의 요청에 호텔 주인이 객실 중 한 곳의 문을 열자 테이블 위에는 술병과 안주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방 한편에는 개봉하지도 않은 음료수 등 캔 수백 개와 맥주잔 수십 개가 쌓여 있었다.
단속반은 해당 모텔에서 이뤄진 불법 영업 기록이 담긴 장부로 보이는 종이도 발견됐다. 이 종이에는 당일 날짜인 ‘30일’ 밑에 영업을 한 객실 호수로 추정되는 세 자리 숫자들이 쓰여 있었다. ‘장부’에 적힌 다른 객실의 문을 열어보니 테이블 위에 비슷한 구성의 술병과 안주가 올려져 있었다. 모텔 객실 내에서 유흥업소처럼 일괄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객실 안에 손님으로 추정되는 옷을 벗은 한 남성은 만취 상태로 몸을 가누지 못했고, 다른 객실에서 발각된 남녀는 수사관이 어떤 관계인지 묻자 "애인과 함께 숙박 중이었다"고 둘러댔다. 일부 손님들은 단속에 항의하면서 "어디서 나왔느냐. 법적 동의를 받은 것이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안산시 단원구의 한 유흥업소에서도 불법 영업이 적발돼 업주와 손님 등 33명이 입건됐다.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암암리에 손님을 모았고, 현장에서는 신분 확인을 거쳐 비상계단으로 들여보내 문을 걸어잠근 뒤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경기 남부지역에서 꼼수 영업을 하는 유흥업소들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일제 단속을 벌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경찰관 등 250여 명이 동원된 이날 단속에서 28개 업소 210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단속된 업소는 노래연습장이 14곳으로 가장 많았고 유흥업소 11곳, 무허가 유흥업소 3곳 등이었다.
/조교환 기자 chang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