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고체추진 발사체로 우주시대 열자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10월 발사 누리호 액체추진 방식

대형 운송 용이하지만 구조 복잡

고체는 저궤도·효율·경제성 우수

민간 기술이전 등 국가 지원 필요





올해 10월 발사를 목표로 첫 한국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 발사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우주발사체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이 투입됐고 이제 가시적인 성과가 눈앞에 있으나 선진 우주기술 보유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누리호는 액체 추진제를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주발사체는 일반적으로 액체 추진제 방식과 고체 추진제 방식 혹은 액체와 고체를 결합한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액체 추진 발사체는 중대형 위성 등 대형 탑재물 운송이 용이하며 3만 6,000㎞ 이상 고고도에 투입하는 지구정지궤도 위성 등에 보다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체 추진 발사체는 1톤 이하의 저중량을 500~800㎞ 고도에 투입하는 저궤도 관측 및 정찰위성용 등에 사용시 경제성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액체 추진 발사체는 구조가 복잡하다. 반면 고체 추진 발사체는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다고 알려진다. 또 고체 추진 발사체는 연료와 산화제가 일체인 추진제를 사용해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구조가 단순한 소형 저궤도용으로 특화 개발돼 경제성이 우수하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민수 부품과 기술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고체 추진 발사체의 경제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형이라 보관·취급이 용이할 뿐 아니라 발사장 시설을 단순화하고 지상·공중·해상 등 어디서든 발사가 가능하다. 신속성·운용성을 보유한 것이다.



하지만 액체 추진 발사체는 극저온 연료와 산화제를 사용해 취급성이 다소 떨어지고 부수적인 발사 지원 설비가 필요하다. 발사 전 준비에 추가적인 시간·인력·설비 등이 요구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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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액체 추진 발사체 개발 선진국은 고체 추진 발사체를 별도로 개발, 운용하고 있다. 소형 위성 발사에는 즉응성·효율성 및 경제성이 우수한 고체 추진 발사체를 주로 사용한다. 또한 고체 로켓 부스터를 장착한 대형 우주발사체를 운용하면서 세계 발사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최근 스페이스X의 팔콘9 액체 추진 발사체처럼 재사용을 통해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난해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고체 연료를 우주발사체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저비용·고효율의 우주 접근 수단을 순수 국내 기술 기반으로 확보할 길이 열린 것이다. 고체 연료를 사용한 추진 기관 설계, 제작, 시험 기술은 지난 40여 년 동안 정부 주도로 개발해 확보된 기반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면 민간 주도의 고체 발사체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액체 우주발사체 기술의 지속적인 성능 고도화 노력과 함께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성 발사는 물론 국내 기업이 자체 기술로 제작한 우주 부품을 우주 공간에서 수시로 시험할 수도 있다.

우주발사체 분야에서 민간 부문의 건전한 경쟁 구도 형성은 우주산업의 생태계를 마련하고 국가 우주 경제 발전의 진전도 이룰 수 있다. 우주발사체 자체 발사 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세계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 액체 및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를 동시에 보유하면 국외 발사 서비스 시장 진출은 물론 국제 협력 프로젝트에 선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외교 안보 분야의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국민의 자부심 고취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국가 우주 개발의 긴 여정을 설계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고체 우주발사체의 힘찬 출발을 성원한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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