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한 한국씨티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훨씬 높은 금리의 상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인터넷·모바일전용 정기예금인 ‘프리스타일예금’ 금리가 12개월 최대 2.00%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스타일예금은 100만원 이상~1,000만원 이하의 경우 △3개월 0.80% △6개월 0.90% △12개월 1.10%, 1,000만원 이상의 경우 △3개월 1.80% △6개월 1.90% △12개월 2.00%의 금리(세전, 4월30일 기준)를 제공한다.
한국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예금 금리는 국내 모든 은행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우대금리를 포함한 12개월 기준 가장 높은 정기예금 금리는 부산은행의 ‘SUM 정기예금’으로, 연 1.50%이다. 상대적으로 수신 금리가 높은 인터넷전문은행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연 1.20%가 최대다. 저축은행의 경우를 포함해도 1,000만원 잔고 기준 연 1.80% 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최고금리 기준으로, 시중은행 대부분의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금리가 1%도 안되는 것과 비교하면 나름대로 고금리인 셈이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이 최근 국내 시장에서 소매금융 업무를 철수하겠다고 밝힌 이후여서 주목된다. 지난 달 씨티그룹은 한국을 포함해 13개 국가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접기로 했다. 철수설이 알려지면서 한국씨티은행 고객들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한국씨티은행은 “고객님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며, 현재 고객님이 사용중인 계좌나 상품에는 어떠한 영향도 없다”고 공지하며 고객을 안심시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동요하는 일부 고객의 이탈을 막을 수 없어 금리가 높은 상품을 미끼상품으로 고객을 잡아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이나 자산이 줄어들면 그만큼 가치가 떨어진다”며 “결국 향후 매각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27일 국내 소매금융 출구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첫 이사회를 소집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전체 매각, 부분 매각, 청산 등 세 가지 방법을 논의했지만 매각에 힘이 실렸을 뿐 구체적인 방법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